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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MBC 창작동화대상

수상작 발표

제30회 MBC창작동화대상 수상작 발표

  • 날짜
    2023-09-21 12:07:25
  • 조회수
    2285

작품명

그림책 부문 대상

이종아 <보물찾기 설명서>



약력

-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 한겨레 그림책학교 42기

- 2022년 《내 마음은 동그라미야》출간




<그림책 부문>

살랑거리다가 울렁거리다가 결국은 ‘하하하’로 끝나게 하는 그림책들을 만나게 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심사에서는 평가하는 긴장감보다 새로운 그림을 만나는 재미가 컸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 심사를 마치고 나니 어쩐지 이제 ‘나’는 ‘나’로 좋을 것 같아진다. 마음을 다한 정성스러운 작품 보내 주어서 감사드린다.


<구마구미의 모험>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험’ 이야기이며 캐릭터 소개를 보고 있으면 그 귀여움에 마음이 빼앗긴다. 전체적으로 작품 구성을 하기 위한 노력과 에너지가 보인다. 하지만 엄마에게 필요한 것이 과연 열정과 생기일까 의구심이 든다. 또한 가족들이 엄마에게 원하는 것을 ‘집안일’과 ‘요리’로 설정한 점에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미운 오리 삼 형제>는 작은 칸에 들어가 있는 그림들이 만화책을 읽는 것과 같은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그림은 화려하지 않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야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어 끝나 버린 듯한 느낌이라 아쉬웠다.


<바늘머리 할머니>는 판타지 그림책으로 바늘머리 할머니라는 소재와 이름 선정이 아주 좋았다. 하지만 점점 기대가 커지다가 다소 심심하게 모두가 행복해져 버려 아쉬움이 남는 그림책이다.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를 더 들려주면 좋을 듯하다.


<바다와 나>는 다른 것 말고, 군더더기 다 빼고, ‘바다’와 ‘나’만 집중해서 보여 주는 이야기다. 아이가 바다에 반쯤 몸이 잠긴 채 웃고 있는 장면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러나 ‘그래도, 나는 네가 좋아.’로 갑자기 끝나 버려 아쉬운 마음이 든다.


<선풍기 바람을 타고>는 툭툭 던지는 개성 있는 연출과 스토리 구성력이 그림과도 잘 어울렸다. 그 안에 슬픔과 웃음이 공존하고 있는 것도 좋았다. 천진함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그림과 이야기를 다듬어 간다면 좋은 그림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용희의 공룡은 괴로워!>는 과감하고 자신감 있는 선과 컬러의 조합으로 눈이 즐거워지는 그림책었다. 용희의 “싫어.” 소리는 들어도 들어도 너무 좋았으나 글의 양이 너무 많아 글과 그림을 편안하게 두루두루 보기에 부담스러움이 있었다.


<우리 바닷가에서 살까?>는 바다에 살자고 잔잔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설득하는 그림책이다. 글과 그림의 조화가 뛰어나나 그림 설명을 넘어서는 글이 들어간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보물찾기 설명서>는 ‘빛나는 보물은 내 옆에 늘 반짝이고 있다’며 어깨를 톡톡 건드리는 고마운 이야기다. 그림이 매력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콘셉트로 흔들리지 않고 매끄러우면서 다채롭게 채워져 있다. 작가의 개성과 힘이 돋보였으며 여기저기에서 작가만의 위트가 드러나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을 느꼈다. 꿈과 보물과 미래를 그림으로 그린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은 <보물찾기 설명서>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심사위원 소복이, 박정섭




<장단편 부문> ※당선작 없음 

금성출판사와 MBC 문화방송이 함께 작가를 지원하고 우수한 창작 동화를 발굴하고자 노력해 온 시간이 어느덧 30회를 맞이하였다. 그간 많은 작가와 작품이 이 기회를 통해 출판 시장에서 역할을 할 수 있었고, 예비 동화 작가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올해 응모작은 170여 편이고, 본심에 올라온 후보작은 장편 11편이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후보작을 꼼꼼히 살펴보았으나, 선뜻 고를 만한 작품이 없어서 적잖이 당황하였다. 혹시나 싶어서 다시 살펴본 작품도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정회의에서 심사위원들이 논의한 결과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기로 하였다. 크고 작은 문제들을 보여 수상의 영예를 얻지는 못했지만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준 응모자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바이다. 



<나의 아줌마>는 아버지의 재혼으로 새 가정에서 살게 된 6학년 강단을 주인공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로, 문장이나 장면 구성에 기본기를 갖춘 작품이었다. 사춘기 소년이 새 학교에서 새 친구들과 적응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호의적인 아리와 어린이책 편집자인 가사도우미의 역할로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등장인물들의 정보 설정과 상황의 개연성에 설득력이 떨어지고, 이렇다 할 중심 서사가 없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건 전개를 보여서 장편 동화로서의 힘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지구인 홍길순>은 흥미로운 발상과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읽는 재미를 주는 면이 있는 작품이었다. 요즘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와 실소가 터지는 상황을 설정했는데 상황 묘사, 인물들의 대사, 학교생활 표현 등이 다소 상투적이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지구를 지켜라 얼음 땡땡!>은 기온 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동물들의 시점으로 지구 온난화 문제를 거론한 작품이라 소재가 의미 있었다. 그러나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동물들이 생태적 특성과 무관하게 모여 산다는 설정이 아쉬웠다. 존재의 특성이 개성의 조건이 될 법도 한데 오로지 환경 이야기만 하도록 설정되었다. 또한 중심 서사 없이 여러 정보를 조합하고 나열하는 방식이라 신선함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억의 틈새>는 횡단보도에서 사고로 죽은 친구 때문에 괴로워하는 주인공이 반에서 겉도는 오나래의 안내로 영혼 세계를 경험하고 죽은 친구를 떠나보내는 이야기다. 일종의 영매자인 오나래가 사실은 사고 유발자이고, 오나래와 죽은 해나가 이복 자매였다는 설정을 서사 전복으로 삼으려는 의도는 짐작이 되나 갑자기 개입되는 여러 인물과 상황들로 인해 뒤로 갈수록 서사가 산만해진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누구이며 이 복잡한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미래로 떠난 아이>는 현대 의학으로 고칠 수 없는 병 때문에 170년 동안 냉동 상태였던 주인공 동우가 미래 세계에서 깨어나 미래 세대를 만나는 이야기다. 주인공이 단절된 세계를 마치 탐험하듯이 이동하는데, 주인공은 새로운 정보와 정황을 전달해주는 내레이터에 불과해 주인공으로서의 마땅한 역할이 있어야 할 듯하다. 피닉스족은 과거의 사람들을 미개인이라고 부르고 ‘미개인’들은 스스로 대지의 후손이라고 자부심을 느끼는데 문명과 자연의 대립으로 보인다. 대지의 학교, 옛 놀이, 마을, 과거의 생명체들에 대한 기억과 경험 등이 대지의 후손들의 장점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백 년 가까이 된 마해송의 <떡배단배>와 같은 과거의 작품들에서도 다룬 바 있다. SF로서 신선함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이 미래적인가에 대한 조금 더 정교한 고민이 필요하다. 구상이나 설정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기대할 수 있는 이야기임에도 완성도 면에서 많이 아쉬웠다.


<이마지의 상상이 통통>은 주인공의 꿈속 모험으로 채워진 작품이다. 언어유희를 상당히 신경 쓴 작품인데 노력에 비해 장편 서사로서의 요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고 동일 패턴의 연속이라 전개가 다소 지루하였다. 여러 공간을 거치며 특정 공간의 인물들과 정보를 주고받는데 이때의 정보나 깨닫는 내용이 개념 혹은 숫자를 배우는 정도라서 굳이 장편일 필요가 있었나 싶게 아쉬움이 남았다.


<질투 거울>은 성적과 주목받는 아이를 기준으로 극단적 우열을 가리는 교실 혹은 학부모의 태도에 초점을 둔 작품이다. 이렇다 할 재능도 없고 성적도 별로인 주인공이 타인의 능력을 빼앗을 수 있는 거울을 얻으면서 원하는 것을 다 경험하다 반성하고 결국 거울을 포기하는 결말을 보여준다. 어떤 독자는 흥미를 가질 만한 소재이나 이러한 발상의 작품은 이미 시장에서 낡은 접근이고, 타인의 것을 ‘훔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지 않는다. 단순한 사물이 아닌 이 거울이 왜 하필 주인공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고스란히 남았다. 또한 어린이 생활을 성적에 맞춰 단면화한 점과 여성 양육자를 그리는 방식이 상투적이며 이들의 권력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 어린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배는 어떤 선택을 할까?>는 처음부터 오류가 여럿 보이는 작품이었다. 나뭇가지는 어른, 과실은 어린애로 설정하면서 왜 주인공의 이름은 없을까. 나무에 배가 하나만 열리는 것도 아닌데. 탐스러운 배가 되지 못하면 땅으로 떨어진다는 어른 나뭇가지의 가르침도 생각해 볼 일이다. 과실이 떨어지는 건 충분히 익었거나 썩었을 경우이다. 배가 나무로 자라나 배를 만드는 자재로써의 소임을 선택한다는 상상은 좋지만 상상을 뒷받침할 만한 개연성과 사실 관계가 궁금증으로 남는다. 


<스마일, 김치!> 외 3편은 작가의 시선이 따듯하고 희망적으로 보인다. 코피노인 두 아이가 아버지에 대한 의문과 그리움을 내레이터 방식으로 드러냈는데 이런 소재를 단순한 구도에서 다룬 것 같아 아쉬웠다. 문제의식은 있으나 서사 구성이 약하고 설명적이며 문제 해결에서 공감을 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있다. 무엇보다 ‘두 다리를 잃어서’ 가족에게 올 수 없다는 아버지의 사연이 문제의 결론으로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다른 작품들도 모두 다소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고민을 좀 더 하면 좋을 듯하다.


<나무 아이 벨라>는 서사 전개가 단순하지 않다. 중세의 ‘마녀 처형’을 연상시키는 장면부터 현대적 가치관까지 작동하고, 공간 이동이 크고 중심 화자도 쉽게 바뀐다. 어디서든 봤을 법한 소품들이 철저한 계산 없이 배치되고 무엇보다 예술가 킴이 벨라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선정적이다. 성인 남성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방식에 동의하기 어렵고, 아름다운 여성인 벨라가 왜 이 정도로 상처를 입고 소비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며, 예술가로 포장한 킴의 광기와 어린 인물의 주체성을 훼손하는 부분들은 동화 분야에서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샬리에의 요술 항아리>를 두고 심사위원들이 고민이 많았다. 모험 서사로서의 구조를 갖추었고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대응도 흥미로운 편이었다. 그러나 설명되지 않는 설정들이 많아 서사의 빈틈이 크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본 듯한 인상이다. 무엇보다 샬리에가 왜 남의 ‘좋은 기억’을 유린하여 지하실 항아리에 보관했는지 독자는 알 수 없고, 마루의 의문을 풀어 줄 이안은 대체 누구인지, 목숨을 담보로 마루가 끌려온 샬리에의 견고한 성에 안야는 어떻게 찾아왔는지 등이 설명되지 않는다. 지하 열쇠를 감춘 책 <앨리스의 바다 모험>이 제목까지 강조되었으나 어떤 키워드로도 쓰이지 않은 채 소비된 것처럼 이 작품에서 의미 있어 보이는 설정들이 일회용으로 쓰임이 그쳐서 아쉽다. 


공모전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하는 일은 심사위원에 큰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최근 웹소설 분위기의 동화가 시장에서 호응을 얻어서인지 유사 패턴의 작품들이 공모전마다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런 현상은 시장의 흐름일 수 있고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 이러한 방식의 작품 양산이 결코 문제는 아니다. 다만 장편 서사로서의 구성력과 인물의 필연적인 운용에 대한 고민이 갖추어지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황선미,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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